낙원상가 근처에 있는 솔밭 돼지갈비 방문기
종로에는 오래된 식당이 많은편이다. 그만큼 기본은 한다는 얘기가 아닐까. 이 근처에는 맛집이 몰려있는데 갈비 냄새가 솔솔 주변을 맴돈다. 사람도 좀 있는 편이고 지나가다 몇 번 봤는데 항상 사람이 북적북적했다. 추운데 돼지갈비가 먹고 싶어 우르르 몰려들어갔다.
외부, 내부
솔밭 식당 옆에는 유명한 찌개마을이 있고 그 옆에 뒷문인듯한 입구가 보인다. 정문은 건물 건너편에 있었다. 꽤 큰 평수였던거 같은데 일하시는 분도 꽤 있으시고 우리나라분들은 아니신듯했다. 살짝 잘 못 알아들으실 때가 있으니 또박또박 말하면 잘 들으시는 듯했다.
솔밭숯불갈비는 내부가 꽤 큰 편이다. 메뉴판을 주셔서 보니까 다른 고깃집들도 그렇고 가격은 비슷한 거 같다. 돼지갈비(전지와 목살) 17,000원이라는 가격이 왜 싸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번화한 고기 골목은 벌써 19,000원인 집도 허다하다. 한우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엄두는 못 냈다.
음식
솔밭 돼지갈비 숯불은 숯 자체가 좋았다. 잘 달궈진 숯이 들어오자 벌써 뜨겁다. 약간 예스러운 밑반찬들이 정겨웠다. 양념게장, 샐러드, 나물, 양배추 소스 등 뭔가 중고등학교 때 엄마 아빠랑 외식하면 갔던 고깃집에 비주얼이라고 해야 하나.
솔밭숯불갈비의 양념게장은 아는 맛이어서 리필을 3번 했다. 너무 맛있어서 고기가 구워지기 전에 클리어를 해버렸다. 쌉싸름한 겉절이도 그렇고 연두부도 정겹다.
솔밭 돼지갈비가 나왔다. 총 4인분을 시켜서 양이 제법 됐다. 잘 달궈진 숯불에 돼지갈비를 올리니 익숙한 향이 올라오면서 지글지글 맛있게 구워졌다. 뼈 있는 부분도 많고 양념이 잘 배어져 있었다.
진짜 맛이 예스러웠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달달함에 촉촉한 육즙과 어우러지는 반찬들로 손과 입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양배추 겨자소스에 찍어먹어도 맛있고 쌈장은 물론이거니와 역시 돼지갈비는 숯에 구워야 하나보다.
이쯤 되면 자동으로 등장하는 물냉면과 비빔냉면이다. 이건 뭐 굉장히 아는 맛이다. 한데 비빔냉면은 많이 매웠다. 아주 많이 아주 많이~ 매웠다. 신라면보다 매웠다. 이거 무슨 일이야. 비냉이 이렇게 매울 수도 있나 싶었다. 근데 맛있게 맵다. 달달함도 있고 매운맛도 강하고. 나중에 혀가 얼얼했다. 맵 질 이들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물냉으로 살려고 바둥거렸다. 매운 걸 좋아하는 분은 매운 편인데 맛있다고 했을 정도였다.
다녀와서...
솔밭숯불갈비는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냄새에 이끌려 들어갔지만 나름 기본 이상은 하는 솔밭 갈빗집이었다. 뭐 이거 저거 시키니 저녁에 분주한 건 당연한 거고 조석족 분들이 일하셔서 조금 서툰면이 있어 보여도 잘 말씀드리면 척척 가져다주셨다. 극한 달달함의 돼지고기가 아니고 항상 돼지갈비 하면 떠오르는 그 맛, 그 맛이었다. 80~90년대 외식을 가면 먹었던 그 향기가 나서 나는 나름대로 좋았던 거 같다. 지금은 이런 식당을 찾기가 사실 쉽지는 않다. 그래서 더 정겨웠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기분 좋게 잘 먹었다.
내 돈 내산으로 먹은 음식입니다.
02-741-3055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28길 5
영업시간 11:00 - 22:30
[종로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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