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3가, 익선동에 있는 아기자기하고 아담하지만 클럽에 온듯한 냉동삼겹살집 미미네(노래주의)
종로 3가에 있는 냉동삼겹살집 한도가 단골인데 젊은 직원들과 함께 하는 자리라 색다른 곳을 방문해 봤다. 외관부터 화려하고 노랫소리로 클럽식당처럼 느끼게 했다. 자리에 앉으니 몇 분 지나지 않아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고 밖에는 기다리는 손님까지 있었다.
외관, 내부
외관을 봐도 내부를 봐도 크지 않은 식당이었지만 테이블이 8개나 돼서 다니는 길목이 좁은 편이다. 손님이 많아지니 밖으로 나가는 게 쉽지 않았다. 물론 내가 안에 앉았기에 불편함은 있었다. 내부에 붙어있는 티브이에서 젊은 아이돌의 댄스음악들이 줄기차게 나오고 있었다. 정신이 몽롱해진다. 여기 콘셉트인가 보다 하고 받아들였다.
음식
고기한판 4인세트를 주문하니 각종 젓갈과 고추냉이, 쌈장, 무쌈과 구워 먹는 치즈가 깔리는데 구성이 좋았다. 무쌈 안에 있는 저 초록색 식물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느끼함을 확 잡아줘서 생각이 난다. 여기서 가장 내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들깨 파스타였다. 들깨베이스와 간장으로 간을 하셨다는데 얇은 파스타를 써서 식감과 풍미가 너무 좋아서 서비스로 나온 파스타는 다 먹고 이후에 추가로 주문을 했다.
이곳 미미네는 특이하게도 젓갈류가 많이 나왔고 파절이가 맵지 않고 맛있는 파절이여서 고기와 찰떡궁합이었다. 사이드로 나온 치즈는 삼겹살 위에 녹여 같이 싸 먹으라 하셨다.
이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뭐든지 말만 하면 다 바꿔주고 싱거우면 간도 맞춰주시고 이런 공지가 붙어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그저 어떻게 싸서 먹으면 맛있다. 정도의 글일 줄 알았는데 사장님의 마인드 자체가 다르신 것 같다. 우리 테이블에 서빙을 하시는 분이 사장님이었던 거 같은데 너무 유쾌하고 재밌어서 계속 생각나는 분이다. 매력적으로 장사를 하셔서 공지글이 좀 더 감동으로 다가왔다.
대패삼겹살치고 길쭉하게 나오는 비주얼도 괜찮았다. 고기가 나오고 불판에 올려 지글지글 김치와 함께 구워지고 치즈가 녹아내리고 정신없이 먹다 보니 금세 먹어버렸다. 이후 나온 사이드 메뉴가 비빔면, 들깨파스타, 볶음밥 등등 주문했는데 너무 많이 시키니까 "그만 먹어" 하는 소리가 너무 웃겼다. 다 먹어보고 싶은 나머지 한 개는 다음에 와서 먹어야겠다 싶어 3개만 주문했다.
사이드 메뉴가 하나같이 전부 다 맛있었다. 비빔면 아는 맛이지만 할라피뇨와 먹어보면 알싸함에 한층 극대화가 됐고 들깨파스타는 말이 필요 없이 맛있는 사이드메뉴, 볶음밥은 대파와 남은 고기로 볶아주셔서 간이 딱! 알맞은 볶음밥이었다. 정신없이 먹고 나서 보니 음식은 다 먹었다. 한 가지 조심할 건 가격대가 있는 편이라 조심해야 한다. 종로는 소주가격과 고기의 가격이 높은 동네라 이곳도 어쩔 수 없이 꽤 나왔다. 그래도 정말 맛있는 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사이드메뉴가 여러 가지인데도 맛있는 집은 흔하지 않은데 다 만족하고 나왔다. 게다가 너무 맛있다고 레시피 좀 알려주세요 하니 들깨파스타 레시피도 살짝 귀띔해주셨다.
다녀와서
가게도 반짝거리는 소품들과 뭔가 예쁘게 꾸며놓은 듯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사장님 번창하세요. 이 말을 꼭 해드리고 싶다. 비좁은 길을 다니시면서 혼자 다 서빙하시고 응대하시고 불판 바꿔주시고 볶음밥 만드셔야 하고 구슬땀 흘리시며 일하시는데 인상 한번 안 쓰시고 일하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손님들에게 말재주로 즐겁게 해 주시는 부분도 너무 재밌었다. 기분 좋은 식사를 했고 돈이 아깝지 않았다. 딱 한 가지 노래가 너무 커서 조금은 정신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다. 여기 콘셉트이니 알고 가시는 게 좋다. 나가는 문 앞에 사탕이 입가심으로 가져가라고 하셨는데 조금 챙기는 우리를 보시더니 가방에 한가득을 넣어주셨다. 너무 유쾌한 사장님이셨다. 다음에 갈 때는 다른 사이드 메뉴를 먹어보고 싶다. 오늘도 잘 먹었다.
내 돈 내산으로 먹은 음식입니다.
010-8226-002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11가길 19 1층
영업시간 월~금 17:00 - 22:00
토, 일 16:00 - 22:00
예약은 5인 이상부터 가능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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